Blame Thy Ignorance

엘림넷 사건 에 대해서는 좀 할 얘기가 많은데 그건 나중으로 미루고,

엘림넷 사건에서는 피고들이 영업비밀을 빼내는 행위가 들키면서 그걸 GPL 라이센스로 빠져나가려 했다는 정황은 보인다. 다만, 그런 정황이 보인다거나 혹은 그게 너무나 빤하게 악질적인 행동이었다 하더라도 재판부는 좀더 신중했어야 했다. 재판부의 입장에서는 빤히 부정한 행위를 한 피고를 앞에 두고서 그 프로그램이 GPL 라이센스에 따라 배포된 것이기 때문에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는 건 부담이 컸을 것이다. 그래서 아주 모호하게 “GPL 라이센스 규칙이 이 사건에 아무 효력이 없다”고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 판결은 암튼 나중에 좀더 깊게 읽어봐야 한다. 한 문장인데 깊게 읽어봐야 얼마나 나오겠냐만.

이래서 판사의 일이 쉽지 않다. 영업비밀 보호란 것도 대의라 할 수 있고, GPL 라이센스도 대의라 할 수 있는데, 엘림넷 사건에서 판사는 두 대의 중 하나를 선택했어야 했다. 이럴 때 정말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하면 논평자의 태만인가?

미국의 블로그를 보다 보니 재미있는 기사가 있다. 어떤 한국의 프로그래머들은 무식해서 GPL을 이해하지 못해서 GPL을 따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포스트이다. GP2X Needs GPL Lesson 이라는 기사이다. GP2X라는 게 있는데 아마 게임기 같다. 이건 서울에 있는 Gamepark Holdings라는 회사에서 만들었다 한다. 근데 2명 정도가 사무실에서 쪼물딱거리는 곳이라 보면 될 것 같다. 그 게임기가 Linux 기반인데, 이 사람들이 만든 새로운 버젼을 공개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GP2X 커뮤니티에서 Gamepark Holdings라는 회사가 GPL을 준수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면서 의견 교환을 했다 한다.

이건 정말 사람 마음에 안 들어가보면 모를 일이다. 정말 그들이 무식해서 GPL을 이해 못한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영어가 딸리는 척하면서) 생깠던 것인지.

엘림넷의 사실 관계를 읽어보면 영업비밀을 보호해줘야 하고 따라서 GPL이 희생되어야 할 것 같이 보이지만, GP2X 사건의 사실 관계를 읽어보면 또 생각이 바뀌지 않는가? 판사가 자기 앞의 사실 관계만을 보고 그 사건이 공평하게 정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그 반대편에서 피해를 입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GPL 커뮤니티는 그 커뮤니티 나름대로 GPL을 신뢰하면서 그 룰에 따르면서 일을 해온 사람들이다. 그런데 최소한 한국에서만큼은 GPL의 룰을 따르면 바보가 되게 되었다. 그리고 Gamepark Holdings는 적어도 한국에서는 무식한 척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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