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 표시는 아직 불분명한 부분이 많은 법 영역이다. 상표의 기본 원리랑 배치되는 부분이 있는 걸 억지로 한 영역의 법으로 만들어놓은 거기 때문에 상표법에 익숙해지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개념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지리적 표시를 이해할 때 혼동을 일으키게 되는데,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지리적 명칭 자체가 지리적 표시로 쓰이는 경우와 지리적 명칭이 다른 명칭과 결합해서 지리적 표시가 되는 경우가 혼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말하면, 보르도(Bourdeaux)같은 경우는 보르도가 지리적 명칭이면서 동시에 포도주의 종류를 가리키는 지리적 표시이다. 이는 포도주에 거의 국한된 경우이고, 포도주가 아닌 다른 상품의 경우는 상품의 이름이 지리적 명칭고 결합되어서 지리적 표시가 된다. 예를 들면 아이다오 감자(Idaho Potato) 같은 것들이 있다.
(1) 보르도 –> 보르도 지방의 포도주
보르도라는 지명이 포도주를 지칭하게 될 때는 지명이 포도주를 가리키게 되니까 지명에 완전히 새로운 의미가 부착된다. 이 과정은 사람들이 잘 받아들인다.
(2) 아이다호 감자 –> 아이다호 지방의 감자
아이다호 감자가 아이다호 지방에서 생산된 감자를 지칭할 때는 “아이다호 감자”에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지 않는다. 그저 “아이다호 감자”를 풀어쓰기만 하면 뜻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혼동을 일으킨다.
(3) 동원보성녹차 –> 동원에서 만든 보성에서 생산된 녹차
이 경우도 위와 마찬가지이다. 다만 “동원”이라는 그 자체로 상표인 단어가 부착된 것이 다르다. 이런 경우는 좀 애매한데, 한국 특허청의 심사결정에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이게 법원까지 간 케이스라고 알고 있는데 법원의 결정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고.
암튼,
인도도 지리적 표시에는 관심이 많다. 예전에 bismati 쌀 때문에 된통 당한 적이 있어서 그 이후로 지리적 표시나 Genetic Resources 등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 다만, 지리적 표시를 최초로 주장하고 나선 유럽이 공세적인 입장이라면 인도는 자국의 전통 문화를 보호한다는 수세적인 입장에서 지리적 표시를 보호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블로깅 하다보니 인도의 지재권에 대해 블로깅 하는 Spicy IP라는 블로그에서 Kashmir Pashmina라는 지리적 표시에 대한 포스트를봤다. 아주 간단한 포스트이기 때문에 별로 논평할 건 없다.
다만, 요즘 인도의 지리적표시제도가 분위기가 어떤지가 궁금했다. 법 제도가 존재한다는 것하고 그 제도가 실제로 이용되고 집행되는 것 사이에는 괴리가 있으니까. 인도의 지리적 표시 제도가 그래도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만도 도움이 되는 정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