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연 연구의 활용의 걸림돌은 법규

한국 정부가 1년 동안 지출하는 R&D 예산은 약9조라고 한다. 그 액수는 미국과 비교하면 미미할지 모르지만 미국과 일본 정도만 제외하면 그다지 적은 액수가 아니다. 언론이니 정부 정책에서 “기초과학 육성”이란 말은 정말 질리도록 들어왔는데 왜 한국의 기초과학 연구는 부실한 것인가? 이건 여기서 한두 마디 할 성질의 얘기는 아니다. 그래서 조금 더 범위를 좁혀서 얘기해보자.

왜 응용(기초가 아닌) 과학의 연구는 발빠르게 나아가지 못하는가? 이것도 상당히 폭넓은 질문이므로 좀더 좁혀서 얘기해보자.

왜 정부지원 응용 과학 연구는 들어가는 돈에 비해 성과가 많이 안 나는 것처럼 보이는가?

그런데 이 질문도 꽤 폭이 넓다.

그래서 좀더 좁혀서 얘기하면,

정부지원 응용 과학 연구의 성과가 부진해 보이는 원인 중에 현행 법규는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는가?

이건 대답할만한 질문이 된다. 그리고 그 대답은 “많이 있다”이다.

일단 한국 특허법은 발명자가 2인 이상일 경우는 특허를 공동소유하게 되어 있다. 이 공동소유가 까다로운 게, 한국 특허법에서는 공동소유의 경우 공동소유자 모두의 동의가 있어야 라이센스(실시)를 할 수 있다. 이게 응당 당연해 보이는데, 그 이유는 부동산의 법제하고 비슷하기 때문이다. 법을 이렇게 만들어놓은 것은 많은 정책적 고려가 있었겠으므로 단순하게 말할 것은 아니다. 다만, 위의 질문을 대답하는 목적에서는 한국 특허법의 공동소유제도가 연구성과의 응용(라이센스)에 큰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지적해야겠다.

가장 큰 문제는 이른바 “공동관리규정”이라는 대통령령이 그 자체로 문제가 많을 뿐더러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등에서 만든 고시와 훈령들이 일관성이 없이 산재해 있어 특허법, 공동관리규정, 그리고 각종 고시와 훈령 등이 충돌할 소지가 있고 또한 법체계가 기술 이전이나 라이센싱이 극도로 불편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국제 과학기술 공동연구 협정 등의 포럼에서는 협상 진행이 어렵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협정이 체결된 후에도 실제 국가간 공동연구를 할 때 그 결과물을 나눠가지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결국 우리도 Bayh-Dole Act 같은 법안이 생겨나야 한다. 물론 Bayh-Dole Act를 그대로 갖다 쓰자는 말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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