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호의 저작물성 – 또복이 사건 (2)

앞서 또복이 사건(1)이 대법원에 올라가서 기각된 케이스이다.

[국가] – 한국
[판례번호/법원] – 대법원 제3부 1977. 7. 12. 판결, 77다90 저작권침해배제 청구사건 .

[원심법원] – 원판결 서울고등법원 제2민사부 1976. 12.10. 선고, 76나2052 판결.
[출전] – 대법원판결집, 제25권 2집(1977).
[키워드] – 제호, 저작물성.

[당사자]
원고, 상고인 정운경
피고 피상고인 삼립식품공업주식회사

[참조조문]
舊 著作權法
第2條(著作物) 本法에서 著作物이라 함은 表現의 方法 또는 形式의 如何를 莫論하고 文書, 演述, 繪畵, 彫刻, 工藝, 建築, 地圖, 圖形, 模型, 寫眞, 樂曲, 樂譜,演奏, 歌唱, 舞譜, 脚本, 演出, 音盤, 錄音, 필림, 映畵와 其他 學問 또는 藝術의 範圍에 屬하는 一切의 物件을 말한다.

[판결요지]
원고는 만화가로서 이 사건 만화 제명인 ‘또복이’를 창안하여 이를 15년간 계속 사용해 왔고, 피고는 식품회사로서 피고가 제조 판매하는 상품인 빵에 ‘또복이’라는 표시를 사용하였는 바, 원고는 자신의 만화 제명에 대한 저작권 침해의 배제를 청구하였다.
제1심은 위 만화 제명은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없다고 하였고, 뒤이은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도 제1심 판결을 유지하였다.

[판결문/결정문]

$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판결의 설시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만화제명 “또복이”는 사상 또는 감정의 표명이라고 보기 어려워 저작물로서의 보호는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는 바, 기록을 정사하여 보아도 원심의 위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는 소론 저작물에 관한 법리 오해나 저작권법의 해석을 잘못한 위법이 없고, 원판결에는 소론 심리미진의 위법이나 이유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위법도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그럼으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소송 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원판사 김영세
대법원판사 안병수
대법원판사 한환진
대법원판사 유태홍

$상고이유
원판결은 저작권법의 해석을 잘못하고 특히 저작권법 제2조 소정 저작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못하고 이유를 제대로 갖추지 못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습니다.

1.원판결은 본건 원고의 만화제명(漫畵題名) “또복이”가 “사상 또는 감정의 표명이라고 보기 어려워 저작물성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본소청구를 기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복이”라는 제호가 그것이 제호라는 이유만으로 사상감정의 표명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은 그릇된 판단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위 “또복이”라는 이름은 그 만화의 내용과 혼연일체를 이루어 서로 불가분리의 관계에 있어 그 만화의 얼굴 노릇을 하는 것이오, 만일 원고의 만화에서 “또복이”라는 이름을 빼버린다면 그 만화가 독자에게 주는 감흥(感興)는 반감(半感)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러 원고의 만화제명을 “청개구리”라고 하였을 경우에 그 만화가 독자에게 주는 감흥이 어떠하겠는가를 생각하여 본다면 그때는 “또복이”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을 경우에 비하여 그 감흥이 훨씬 떨어질 것 임이 명백합니다. 이것은 “또복이”라는 이름이 갖는 독특한 언어적 감각이 만화 내용과 함께 어울려서 독자의 미적 감동(美的感動)을 일으키기 때문인 것입니다.

2.물론 그 제목이 가령 위에 예를 든 바와 같은 “청개구리”라고 하는 것과 같이 이름 자체에 독창성이 없고 보통 사람이 다 아는 평범한 언어를 쓴 것이라면 그것을 들어 작자의 정신적 노작의 소산인 저작물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제목 자체가 전혀 작자가 독창적으로 지어낸 이름이고 그것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미적 감동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라면, 국민들의 창의(創意)를 촉진하여 문화발전의 원동력이 되게 하려는 저작권법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이것이야말로 저작권으로서 보호할 저작물이 된다고 하지 아니하면 아니될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작품의 제호(題號)가 저작물의내용이 되느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표준은 그것이 단순한 제호라는 이유만으로 저작물이 될 수는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제호가 독창성이 있느냐 아니냐 하는 데 두어야 할 것입니다. 가령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영국의 토마스 모아가 쓴 “유토피아”라는 저서는 그 내용 뿐만 아니라 유토피아(UTOPIA)라는 이름 자체도 작가가 독창적으로 지어낸 이름인 바 만일 토마스 모아가 현대에 와서 유토피아라는 이름은 저작물이 될 수 없어서 다른 사람이 멋대로 사용하더라고 하등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3.따라서 원판결이 “또복이”라는 만화제호가 저작물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하려면 그것이 만화의 제호에 불과하다는 이유만으로는 그런 판단을 할 수가 없는 것이고 그것이 원고가 독창적으로 지어낸 것인가, 보통 사람에게 널리 알려진 평범한 언어인가를 심리판단한 후에야 비로소 이를 판별할 수 있다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만연히 그것이 만화의 제명이라는 이유만으로 저작물이 될 수 없다고 단정한 원판결은 첫머리에 적은 위법이 있어 도저히 파기를 면할 수 없다 할 것입니다.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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