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한 구글 v 착한 구글

오늘 한겨레에 두 개의 기사가 떴다. 한 기사는 블로거들 사이에 이슈가 되고 있는 ‘웃긴 대학’의 구글 애드센스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구글이 미국 정부의 자료제출요구에 불응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웃긴 대학’으로 드러나는 구글의 본색?

구글, 이제 미국 정부랑 싸운다.

한겨레 역시 언론으로서 사건들을 이슈화시키면서 조회수를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 두 개의 기사를 나란히 배열시키는 데서 한겨레의 의도가 보인다. 구글 때리기다.

누구든 잘못한 게 있으면 때리는 거야 당연한 일이겠지만 과연 그 때리기가 정당하게 이뤄지는 것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조회수 올리려고 때리기 하는 건 신문들의 천박함을 드러낼 뿐이다.

‘웃긴 대학’ 사건은 웃긴 대학 측의 주장만 돌고 있기 때문에 검토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 웃긴 대학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고소를 해서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일이지 인터넷 상으로 여론 조성하는 건 치졸하다. 웃긴 대학도 자기들이 잘못한 일이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았는가? 웃긴 대학의 말로는 처음 이틀간만 클릭유도하고 그 다음부터는 안 했다고 하는데, 그건 웃긴 대학의 주장일 뿐이다.

내 경험에 따르면, 분쟁이 있으면 당사자들은 항상 자신에게 유리하게 거짓말을 한다. 이건 예외가 없다. 웃긴 대학이 밝히지 않은 내용이나 거짓말이 명확하게 밝혀지기 전에 웃긴 대학 손을 번쩍 들어주는 건 옳지 못하다.

이 기사에 따르는 두번째 기사의 제목을 읽으면 구글이 이제 엄청 커져서 미국 정부하고도 맞짱을 뜰 정도가 되었다는 뉘앙스다. 이걸 윗의 기사제목과 같이 읽으면, 구글이 미국 정부하고도 맞짱 뜰 정도로 컸으니까 한국의 웃긴 대학 정도는 가볍게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행동한다라는 뜻이 된다. 과연 그런가?

배경은 이렇다. 미국 정부는 인터넷에서 음란물에 대한 검색이 얼마나 자주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기 위해서 주요 검색엔진들에 쿼리 데이터를 요청했다. 주요 검색엔진에는 구글, 야후, MSN이 포함된다. 야후는 자료를 제출했으며, 제출한 자료에 개인 신상에 관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MSN은 정부가 그런 요청을 했는지 자체에 대해서 확인해주는 것을 거부했다. 다만, MSN은 전세계의 사법 당국에서 요청이 있을 때 지원해주기 위해 긴밀히 협조해왔다라는 코멘트를 했다. 관련기사.

백악관이 요구한 구글의 쿼리 데이타를 구글이 제출하지 않겠다고 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구글의 핵심 영업정보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서다. 둘째는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 두 가지 이유는 구글이 제시한 이유이다. 관련기사. 미국 정부는 검색 결과에서 개인 정보와 관련된 것은 삭제한 것만 받아도 된다고 했다.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는 이유는 변명에 불구하고 핵심 영업정보를 보호하는 게 실제 이유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찌 됐든 정부가 달라고 하면 쉽게 넘겨주는 MSN, 야후와 비교할 때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구글이 그렇게 악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 질문을 해보자. 당신은 미국 정부와 구글 중에 누구를 더 믿겠는가? 대답은 각자가 하는 것이다.

대답을 돕기 위해 이런 자료를 제시해 보자. 미국 정부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고문을 합법화했으며, 불법 도청이 만연해 있고 불법 도청에 의존해서 많은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형사 기소한 나라이다. 지금도 전세계의 인터넷망이 미국 정부에 의해 도청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편, 구글은 세계 1위의 검색엔진으로 바로 당신과 내가 컴퓨터를 웹에서 뭔 짓을 하는지를 실시간으로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그 기술을 가지고 구글은 점점 더 우리의 삶에 밀접해질 것이고 어쩌면 구글은 MS가 되려다가 실패한 빅브라더의 위치에 오를지도 모른다.

구글은 한국의 사이트들도 검색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에 검색결과를 넘긴다면 한국의 구글 사용자들이 검색한 결과도 같이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야후와 MSN이 미국 정부에 넘긴 자료들에는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의 검색패턴이 들어있을 것이고 개인 정보가 들어있을지도 모른다. 미국 정부는 자료들을 넘겨받을 때 개인정보는 삭제하고 받는다고 하지만 그 말을 믿는 것은 역시 당신이 미국 정부를 얼마나 믿느냐에 달려있다. MSN은 미국 정부에 자료를 넘겨주었는지에 대한 확인도 안 해주고 있지 않는가?

이 정도까지 얘기하면, 구글이 악마인지 천사인지 알기가 어려워지지 않나? 너무 섣불리 마녀사냥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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